지난 해 광주시의회가 세탁소 설립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올 1월부터 설계에 착수한다. 작업복 세탁소를 최초 제안한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광주가‘전국최초’타이틀은 잃었지만,‘노동이 존중받는 도시’를 지향하는 광주답게‘노·사·민·정’이 함께 꼼꼼히 준비하고 제대로 실행해 작업복 세탁소의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남산단 내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유해물질과 기름때 등이 묻은 작업복을 집으로 가져가서 세탁하지 않고, 공동세탁소를 이용함으로써 건강권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노동이 존중받는 도시 만들어야 한다.광주 최초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는 지난 해 확보한 예산 9억2000만원에 추경예산까지 더해 총 11억 원을 들여 광주 광산구 신가동 시유지에 설립할 예정이다. 하남산단의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루 최대 2400벌을 세탁하게 되며, 편의를 위해 배송·수거 시스템이 도입된다. 시는 공유재산 심의, 공사, 민간위탁 업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올 7월초 세탁소 개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4월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공론화시켰다.“노동자들을 만나면 늘 요구는 소박했습니다. 작업 중 때가 묻은 작업복을 가리키며‘요놈의 작업복잔 빨아주면 좋겠소야’라고 하셨다.”“광주가‘일하기 좋은 도시’, ‘노동이 존중받는 도시’를 외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새벽 출근으로 아침밥을 거른다는 사실을, 유해물질이 잔뜩 묻은 세탁소를 가정으로 가져가 빤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노·사·민·정에 의한 성공모델 만들자. 문 사무국장이 2년 전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들에게‘노동자 복지를 위한 무료 세탁소’설치를 제안하고 쟁점화 시킨 이유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용섭 광주시장은“광주지역 모든 산단을 대상으로 한 ‘작업복 세탁소’건립”을 약속했다. 세탁소 건립이 광주시를 중심으로 추진되다보니,‘노·사·민·정’이라는 협치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노·사·민·정이란 지역의 주요 경제주체인 노동자, 사용자, 민간, 행정 영역의 협력과 협의 구조를 뜻한다.“세탁소를 짓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많은 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거예요. 이용료가 600원이냐, 500원이냐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 작업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인한 세탁이라는 점에서 사측의 책임을 면죄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광주시의 예산 지원으로 이용료가 많이 삭감됐으니, 노동자의 부담을 더욱 최소화하기 위해 사측 부담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 따르면, 광주지역 산단 가운데 하남산단 등 10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대부분은 작업복을 집에 가져가 세탁하고 있다. 대기업(기아, 금호타이어, 삼성)은 노동자들의 복지 차원에서 작업복을 회사 내 자체 세탁소에서 세탁하고 있다.광주지역 3개의 대형 산단(하남, 첨단, 평동), 4개의 소규모 산단(진곡, 본천, 송암, 소촌)에는 2562개 사업장에서 6만1290명의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인 미만의 소기업은 2365개이고 노동자는 2만6483명이다. 소기업 노동자의 78.1%가 7개 산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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