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ef monk/ Ven. Dr. Thalagamuwe Dhammakitti Thero
(현)다불연 회장
(현)조계종 국제교류위원
동국대학교 철학박사
한국에서의 백중날(百中)은 인도에서도 중요한 날입니다. 그날은 부처님께서 비구니 교단을 설립하신 날입니다. 그 보름날을 비나라 포야(Binara Poya)라고 하며 불교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중요한 날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성차별이 심각했던 인도 사회에서 최초로 여성들이 종교단체에서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인도 브라마나 전통에서 계급에 상관없이 여성은 하인보다 더 낮은 존재로 밖에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도 여성의 출가를 두 번이나 거절한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비구니 승가가 세워진 계기는 부처님이 태어날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어려서부터 부처님을 길러주셨던 이모 마하프라자파티(Mahaprajapati)와 부인 야소다라의 출가로부터 시작되어 500명의 여성들이 출가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서 많은 역할을 하신 아난다 존자는 부처님께 여쭈어 봤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여성도 남성과 동일한 존재임을 언급하시며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욕망의 완전한 극복으로 특징지어지는 영적 해방의 상태인 ‘아라한과(果)’ 도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비구니 승가는 교단 설립 허가를 얻게 되었고 나아가 부처님께서는 성별이나 계급, 민족 등의 차별을 뛰어넘은 평화의 세계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요즘 시대에 우리 마음속에 담고 있는 단어가 바로 ‘평화’ 아니겠습니까?
불교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우리 모두가 부처님의 제자입니다.
백중은 지났지만 온 세계가 차별 없이 평화롭게 존경하고 함께하는 세상이 바로 범천이고 극락이며 하느님 세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Sabbe satta bhavantu sukhitattha
(삽뻬 삿따 바완뚜 수키닷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