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장례문화는 불교,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에 따라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70% 이상이 불자인 스리랑카의 불교 장례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리랑카 장례문화는 한국과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상갓집 앞에 흰색 천을 건 줄을 매어 상갓집이라는 것을 알립니다. 그리고 마을 전체에 흰색 깃발을 걸도록 하며 또한 이 흰색 천이 많을수록 고인의 사회적 지위 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조문객들은 술을 마시고 식사를 하며 담소도 나누지만, 스리랑카에서는 기본적으로 과자와 홍차, 음료수를 준비하며 만약 식사 시간이라면 음식까지 준비하게 됩니다. 그와 같은 모든 준비를 마을 사람들이 함께합니다. 상갓집에서는 일주일간 요리하지 않습니다. 마을에는 장례식 후원단체(maranadhara samitiya)가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장례식과 관련된 모든 일을 책임지고 처리하게 됩니다.
장례일은 한국과 비슷하게 간혹 5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3일장을 하며 장례 방식은 화장을 하거나 매장을 합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스님이나 귀족은 화장을 하지만 그 외의 일반인은 매장을 합니다. 화장을 하는 경우 보통 공동묘지에 매장을 하든지 운동장을 빌려 그곳에서 화장을 합니다. 요새는 전기 화장터에서 시체를 소각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스리랑카에서는 예외적으로 사망한 사람에게 형이나 누나가 있는 경우에는 화장은 금기하며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장례를 금기시하는 장례 풍습에 의해서 만약 3일장의 마지막 날이 화요일과 겹친다면 자연스럽게 2일장이나 4일장으로 변경됩니다.
장례 의식도 조금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스님이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해 빈소에서 경을 외지만, 스리랑카에서는 사망 소식을 접한 스님이 먼저 고인의 집에 들러 상황을 살피고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이후 발인해 화장이나 매장하는 장례식 행사를 치러지는데, 이때 먼저 스님들이 장례법회를 합니다. 삼귀의와 오계를 받고 흰색 천과 공양물을 승가에게 올립니다. 축원하며 죽음의 명상 법문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장례법회를 참여하는 스님들이 모두 담장 밖(Tirokutta:띠로꿋따)경을 독송하게 됩니다. 2~3시간 이뤄지는 장례식을 마치고 고인의 유언을 듣습니다.
도시에서는 곧바로 매장하고자 한국처럼 운구차로 이동합니다만, 시골 마을에서는 상여를 직접 손으로 들어 어깨에 메고 운구합니다. 이런 장례 풍습이 한국에서는 사라졌지만 스리랑카의 장례문화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번 주제로 장례문화를 소개한 것은 지난해 한국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들의 죽음을 함께 위로하기 위함입니다. 한국에서 업무 중 팔이나 다리 등 신체 부위의 상해를 입거나 다양한 질병이나 질환으로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2020년 한 해 동안 사망한 스리랑카 청년들이 20여 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들의 장례식에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마하위하라 사원에서는 지난 2월 6일 한국에서 숨을 거둔 스리랑카인들의 영을 추모하기 위해 대념처경을 독송하고 영가들에게 공덕을 회향하였습니다. 그리고 법당 안에 영가 이름으로 LED 등을 밝히고 기일마다 축원을 드리고 있습니다. 한국 땅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기도를 올립니다.<스리랑카 사찰 아산마하위하라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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